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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억 투자했는데 장부가는 3조5천억…SKT 앤트로픽 지분에 무슨 일이

읽는 시간 약 7분

SKT가 웃는 이유…앤트로픽 몸값 뛰자 3조5천억 된 지분, 그런데 ‘순이익’은 아니다

SK텔레콤이 투자한 미국 인공지능 기업 앤트로픽의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하면서 보유 지분의 장부금액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하지만 숫자만 보고 SK텔레콤의 실제 이익이 2조원 가까이 늘었다고 해석하면 안 된다. 앤트로픽 지분을 어떤 회계 방식으로 처리했느냐에 따라 평가이익이 재무제표에 반영되는 위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이 보유한 스페이스X 투자자산과 비교하면 이러한 차이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SKT 앤트로픽 지분, 6개월 만에 장부금액 크게 증가

SK텔레콤은 앤트로픽의 주요 투자자 가운데 하나다.

SKT가 보유한 앤트로픽 주식은 지난 6월 말 기준 약 386만주에 달한다. 이 지분의 장부금액은 3조505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장부금액은 1조3762억원이었다.

단순히 두 시점을 비교하면 약 2조1288억원이 증가한 셈이다. 다만 이 가운데에는 올해 상반기에 추가로 주식을 매입한 금액도 포함돼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상반기 앤트로픽 주식 약 15만7000주를 추가로 취득했으며, 여기에 투입한 금액은 약 1399억원이다.

이를 제외하면 같은 기간 발생한 평가이익은 약 1조9889억원으로 추산된다.

금액만 놓고 보면 상당한 규모다. 하지만 이 금액이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으로 그대로 들어간 것은 아니다.

평가이익이 순이익으로 잡히지 않은 까닭

핵심은 앤트로픽 지분의 회계 분류다.

SK텔레콤은 해당 투자자산을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FVOCI)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 방식에서는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의 시장가치가 상승하더라도 그 변동분을 당기손익으로 바로 반영하지 않는다.

대신 기타포괄손익을 거쳐 자본에 반영하는 구조다.

따라서 앤트로픽의 가치가 크게 상승하면서 약 2조원에 가까운 평가이익이 발생했지만, SK텔레콤의 상반기 순이익이 그만큼 증가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SK텔레콤의 상반기 별도 순이익은 6433억원이었다.

앤트로픽에서 발생한 평가이익이 순이익보다 훨씬 큰 규모였지만 두 숫자를 동일한 개념으로 볼 수 없는 이유다.

SKT는 앤트로픽에 얼마나 투자했나

SK텔레콤의 앤트로픽 투자는 단기간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SKT는 2023년 앤트로픽에 1억달러를 투자하면서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당시 통신 분야에 특화된 대규모언어모델(LLM) 공동 개발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이후 추가 투자까지 이어지면서 현재까지 투입된 취득원가는 약 2721억원으로 알려졌다.

반면 6월 말 기준 장부금액은 3조5050억원까지 올라왔다.

취득에 실제 투입한 금액과 현재 평가된 장부금액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앤트로픽의 기업가치 상승이 SKT의 투자자산 가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다.

앤트로픽, 기업공개 추진…몸값에 관심 집중

앤트로픽의 향후 기업공개(IPO)도 SK텔레콤 투자자산의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변수다.

앤트로픽은 올해 6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 관련 서류 초안을 비공개 방식으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앤트로픽이 상장할 경우 기업가치가 매우 높은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현재 거론되는 기업가치는 확정된 공모가격이나 실제 상장가치를 의미하지 않는다.

최종적인 공모가격과 발행 주식 수 등이 결정되지 않은 만큼 실제 상장 과정에서 기업가치는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신규 주식이 발행되면 기존 투자자의 지분율이 낮아지는 희석 효과가 발생할 수 있어 SK텔레콤이 보유한 지분의 상장 후 가치를 단순 계산하기도 어렵다.

미래에셋의 스페이스X 투자와는 무엇이 다를까

비슷한 시기에 대규모 평가이익을 기록한 사례가 미래에셋증권의 스페이스X 투자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상반기 스페이스X 투자자산에서 약 2조5659억원의 평가이익을 인식했다.

이 금액은 같은 기간 연결 기준 세전이익 3조8863억원의 약 66%에 해당한다.

SK텔레콤의 앤트로픽 평가이익과 규모만 비교하면 상당히 비슷하지만, 두 회사의 회계 처리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주요 스페이스X 보유분을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FVPL)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FVPL로 분류된 금융자산은 가치가 변하면 그 평가손익이 당기손익에 반영된다.

따라서 스페이스X 주식 가치 상승이 미래에셋증권의 세전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반면 SK텔레콤의 앤트로픽 지분은 FVOCI로 분류돼 평가이익이 당기순이익에 바로 반영되지 않는다.

같은 ‘평가이익’이라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

두 사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평가이익의 크기보다 회계처리 방식이다.

기업이 보유한 투자자산의 가치가 상승했다고 해서 모든 평가이익이 손익계산서에 똑같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FVPL은 평가손익이 당기손익에 영향을 주지만, FVOCI는 일반적으로 공정가치 변동을 기타포괄손익으로 처리한다.

때문에 SK텔레콤의 앤트로픽 투자와 미래에셋증권의 스페이스X 투자를 단순히 “누가 더 많은 돈을 벌었느냐”라는 기준으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특히 SK텔레콤의 경우 앤트로픽의 IPO가 실제로 성사되고 이후 시장에서 어떤 가격이 형성되는지가 앞으로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재의 장부금액 역시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눈에 정리

구분SK텔레콤미래에셋증권
투자 대상앤트로픽스페이스X
상반기 평가이익약 1조9889억원약 2조5659억원
주요 회계 분류FVOCIFVPL
평가손익 반영기타포괄손익·자본당기손익
세전·순이익 영향직접 반영되지 않음세전이익에 반영
주요 변수앤트로픽 IPO 및 기업가치스페이스X 주가

결국 SK텔레콤의 앤트로픽 투자는 투자원가 약 2721억원이 6월 말 기준 3조5050억원의 장부금액으로 커졌다는 점에서 상당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이 가운데 약 2조원에 달하는 평가이익이 당장 SKT의 순이익으로 들어온 것은 아니다.

앞으로 앤트로픽의 IPO가 실제로 진행되고 기업가치가 어떻게 결정되는지에 따라 SK텔레콤의 투자자산 가치도 다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 투자자산의 평가이익은 실제 매각을 통해 확정된 이익과 다를 수 있으며, 기업의 회계 분류에 따라 손익계산서와 자본에 반영되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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