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연말 인사는 안정 기조?…상반기 계열사 대표 3명 교체 배경 주목
롯데그룹이 올해 상반기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3명을 잇달아 교체하면서 그룹의 인사 운영 방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정기 임원인사 당시 자리를 유지했던 경영진이 수개월 만에 물러났기 때문이다.
롯데는 글로벌 경영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성과 중심의 수시 인사 원칙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말로 예상되는 2027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대규모 인사 변동이 없더라도 연중 추가 교체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기인사 이후 코리아세븐·롯데멤버스·롯데하이마트 수장 교체

올해 대표이사 변경이 이뤄진 곳은 코리아세븐, 롯데멤버스, 롯데하이마트다. 세 회사의 기존 대표는 모두 지난해 11월 26일 발표된 정기 임원인사에서 유임됐지만, 올해 3월부터 6월 사이 차례로 퇴임했다. 회사 측이 밝힌 사유는 모두 ‘일신상의 이유’였다.
가장 먼저 변화가 생긴 곳은 코리아세븐이다. 회사는 지난 3월 24일 김대일 전 섹타나인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2023년 12월부터 회사를 이끌었던 김홍철 대표는 사의를 표명했다. 김대일 대표는 1988년 코리아세븐 설립 이후 외부에서 영입한 첫 최고경영자다.
이어 3월 30일 롯데멤버스가 박종남 롯데지주 AI·DT혁신팀장(상무)을 새 대표로 내정했다. 2023년 1월 취임해 그룹 최초의 외부 출신 여성 대표로 활동했던 김혜주 대표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롯데하이마트는 6월 12일 김종윤 전 야놀자클라우드 대표를 부사장으로 영입해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2022년 12월부터 회사를 맡아온 남창희 대표 역시 퇴임했다.
수시 인사 원칙 유지…교체 판단 기준은 공개되지 않아

세 회사의 인사 발표에는 공통적으로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수시 임원인사 체제를 운영한다는 취지의 설명이 담겼다.
롯데는 2024년 11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연중 수시 인사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처음 제시했다. 지난해 정기인사에서도 성과를 중시하는 인사와 외부 인재 영입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롯데는 지난해 2월 정기인사 이후 약 3개월 만에 대표이사급 인사를 단행했다. 같은 해 7월에는 CJ 4DPLEX 대표를 지낸 김종열 대표를 롯데컬처웍스 수장으로 선임하기도 했다.
이번 상반기 인사 역시 정해진 연말 일정과 별개로 경영진을 교체할 수 있다는 원칙이 적용된 사례로 볼 수 있다. 다만 기존 대표들을 유임한 뒤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교체를 결정한 구체적인 배경이나 평가 기준은 공개되지 않았다.
실적 부진 이어진 계열사…경영 성과만으로 인사 설명하기는 어려워
대표가 바뀐 세 회사는 실적 개선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1분기 1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적자 규모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37억원 늘었다. 코리아세븐은 한국미니스톱 인수 이후 4년 연속 영업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롯데멤버스도 수익성 악화를 겪었다. 2024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8% 감소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설립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그러나 실적 부진만으로 대표 교체 시점을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 코리아세븐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686억원으로 전년보다 158억원 줄었고,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96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흐름에 일부 개선 신호가 있었음에도 유임 이후 교체가 이뤄진 셈이다.
교체 후 나타난 실적을 신임 대표의 성과로 단정하는 데도 주의가 필요하다. 코리아세븐은 김대일 대표 취임 이후인 2분기에 영업이익 41억원을 기록하며 11개 분기 만에 흑자를 냈다. 롯데하이마트 역시 2분기 흑자로 전환했지만, 해당 분기의 대부분은 김종윤 대표 내정일인 6월 12일 이전에 해당한다.
따라서 인사 결정과 실적 변화의 관계를 판단하려면 각 회사의 사업 여건과 실적 개선 과정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 정기인사에서 대표 41명 교체…올해 인사 규모에 관심
롯데그룹은 오는 11월 말께 2027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두 차례 정기인사에서 교체된 계열사 대표는 2024년 11월 21명, 2025년 11월 20명으로 모두 41명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정기인사에서는 조직 안정에 무게를 두고 교체 규모를 조정할 가능성을 거론한다. 하지만 정기인사에서 변화 폭이 작더라도 성과 중심의 수시 인사가 이어진다면 연중 경영진 교체는 계속될 수 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7월 하반기 VCM(옛 사장단회의)에서 그룹 사업 경쟁력이 지난 10년간 정체돼 왔다고 진단하며 최고경영자들에게 분명한 비전과 과감한 혁신을 주문했다.
이 같은 발언을 고려하면 향후 인사에서도 경영 성과와 사업 경쟁력 강화가 주요 기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상반기에 교체된 세 대표의 경우 공식적으로는 개인 사유만 제시된 만큼, 구체적인 인사 배경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결국 롯데의 연말 인사에서 주목할 부분은 단순한 교체 인원뿐 아니라 유임과 수시 교체를 어떤 기준으로 병행할지, 그리고 계열사별 실적 개선과 경영 혁신을 어떻게 인사에 반영할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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